원래부터 주식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이 있어왔지만 요즘에는 점점 장기예측 뿐만 아니라 단기 예측까지 의미가 없어지는 대혼돈의 장이 펼쳐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2023년 11월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아마도 미국의 기준금리일테지만 금리인하의 조그마한 힌트만 보여도 득달같이 주식을 사들여 자산가격 거품을 만들어내는 투자자들과 너네 그런식으로 하면 금리인하 하지 않을래라는 제롬 파월 미연준의장이 팽팽히 맞서는 딜레마의 상황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ChatGPT같은 게임체인저가 될만한 기술이 어디선가 갑자기 또 등장하여 테마주 군단을 만들어 주식시장을 밀어 올릴수도 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게 된다면 급락을 맞이할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이런 외부 요인들에 의해 최대한 휘말리지 않고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적으며 현재 금리 대비 욕심내지 않고 만족할만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상환우선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상환우선주란 우리나라의 신종자본증권과 유사한 부분이 많은 증권이다.
즉, 채권의 성격(일정 기간 이후 상환되며 정해진 배당금을 지급함)과 주식의 성격(발행기업이 상환의 의무는 없으며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거래됨), 옵션의 성격(발행기업이 조기 상환할 권리가 있음)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신종자본증권과의 차이점은 미국상환우선주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반면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점 정도이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은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어야 하는데 미국은 상환우선주, 우리나라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여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 상환우선주나 신종자본증권이나 모두 회계 처리를 할때 부채로 잡히는 것이 아니라 자본 항목으로 잡히기 때문이며, 부채가 아닌 이유는 이들은 보통 영구채로 발행되며 상환 우선 순위가 선순위,후순위 채권보다도 뒤에 있는, 즉, 일반 주식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 거의 안갚아도 되는 - 수준이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보다는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리는 더 높을수 밖에 없다.
미국 상환우선주에 대하여 본격적인 설명을 해 보자면, 국내 채권이 보통 액면가 10,000원에 발행되는 반면, 미국의 상환우선주는 $25의 액면가에 예탁증서(DR)형태로 발행된다. $25에 발행되는 이유는 법적인 근거는 없지만 유동성과 거래 편의성을 위하여 거의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다. 보통 미국의 우선주는 주당 가격이 매우 비싸게 발행되기 때문에 은행에 이를 예치하고 거래가 편한 작은 단위로 쪼개어 DR로 재발행하여 유통시킨다.
그리고 미국의 상환우선주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으니 매매를 고려한다면 다음과 같은 항목들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 금리
Floating Rate vs Fixed Rate vs Fixed-to-Floating Rate
Floating Rate: 변동금리이며 보통 벤치마크 금리를 추종하고 그에 얼마간의 금리를 더해주는 방식이다.
Fixed Rate: 고정금리
Fixed-to-Floating Rate: 일정기간 동안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그 이후에는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 (밀린)배당 지급 방식
Cumulative vs Non-Cumulative
Cumulative: 회사의 사정이나 기타 이유로 특정 배당 지급일에 배당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한다면 다음 번 배당 지급일때 지급하지 못한 배당급을 합산하여 지급
Non-Cumulative: 회사의 사정이나 기타 이유로 특정 배당 지급일에 배당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냥 스킵.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Cumulative가 좋다.
예를 들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Morgan Stanley, 6.875% Depositary Shares Fixed/Floating Non-Cumulative Preferred Stock Series F" 주식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6.875% Depositary Shares(DS) : 연간 6.875%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예탁증서. 앞서 미국의 상환우선주는 예탁증서(Depository Receipts)형태로 발행된다고 하였다. DR은 원래는 발행주식 전체, DS는 그 중 하나의 주식을 뜻하지만 보통 DS와 DR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Fixed/Floating 는 일정기간동안 고정금리, 그 이후에는 변동금리로 변경된다는 뜻이며 Non-cumulative에 대해서도 앞서 설명하였다.
Series F: 발행 차수에 해당한다. A,B,C,D,... 순으로 발행된다.
위 테이블은 Morgan Stanley 상환우선주들의 각 항목들을 보여주고 있다. 위에 예를 든 본인 보유 종목은 붉은 테두리로 표시하였다.
설명이 필요한 추가 항목들을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Current Price: 현재 주가. 발행가와 상환가격이 $25이기 때문에 그것보다 높다면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상태이고 그보다 아래라면 매입후 배당금 뿐만 아니라 주가 차익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Call Price: 상환금액이다. 발행기업이 추후에 콜옵션을 행사하여 투자자로부터 주식을 상환해 갈 경우 투자자에게 지불할 금액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거의 대부분 $25이다.
Call Date: 발행기업에게 콜옵션(상환권리)이 부여되는 시점이다. 이 시점 전까지는 상환옵션을 행사할 수 없으며 call date이후에는 상환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고 행사하지 않을수도 있다. 헷갈리기 쉬운 부분은 이 권리는 투자자가 아니라 발행한 기업에게 있다는 점이며, 만약 투자자가 얼마에 팔 권리가 있다면 그것은 풋옵션이라고 부른다.
Maturity Date: 만기일이다. 위 표에 보이는 대로 해당 상환우선주는 만기일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Ex Date: 차기 배당기의 배당락 일자이다.
Pay Date: 차기 배당금 지급일자이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우량한 기업의 상환우선주는 약간의 프리미엄이 붙어 $25이상에서 거래되지만 금융위기 같은 주식시장 불황기가 오면 $25아래에서 거래되고 심지어 $20아래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배당금 뿐만 아니라 20%이상의 주가 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수도 고려해 볼 만하다. 모든 상황이 정상화 된다면 주가는 다시 $25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Call Date가 지난 이후 기업의 콜옵션 행사 여부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시장금리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은 더 낮은 금리로 상환우선주를 발행할 수 있으므로 기존에 발행한 고금리의 우선주를 모두 회수하려고 (즉, 콜옵션 행사) 할 것이고 반대로 금리가 높아진다면 더 유리한 금리로 발행한 우선주에 대한 상환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최대한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시중금리가 비싼 요즘은 $25아래에서 거래되는 우량기업들의 우선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니까 투자자들은 상환우선주 투자를 고려할 때, 기업의 신용도 뿐만 아니라 배당금리, 현재 시가, 시장금리, Call Date를 고려한 투자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투자하여야 할 것이다. 앞서 예를 든 Morgan Stanley이외에도, J.P.Morgan, Wells Fargo, Bank of America, Citigroup등 미국 4대 은행의 우선주들도 많이 있으므로 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고 안정적인 인컴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에게 적당한 투자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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